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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우리는 모두 '꿈'이라는 종교에 일생토록 부역하는 순교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by 시니성 2023. 7. 21.
"사피엔스는 신화라는 허구를 만들어내 서로를 모르는 수 많은 사람들이 '공통의 신화'를 믿게함으로써 성공적 협력을 이루었다.
이러한 '가상의 실재'는 거짓말과 다르며 모든 사람들이 어떤 가상의 실재를 믿는 한, 가상의 실재는 '현실 세계'에서 힘을 발휘한다.
이 힘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피엔스들에게 수 만, 수 억의 대규모 협력을 가능케 하고 종교, 국가, 사법체계를 이루게 하였으며, 수 억년에 걸쳐 더디게 이루어지는 '유전적 혁명'을 빠르게 우회하는 '문화 혁명'의 길을 열어 주었다."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2015, 김영사


어떻게 오직 사피엔스만이 다른 종의 인류를 모두 제치고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설명하는 부분인데 매우 흥미롭다.
이 책 '사피엔스'는 인류 전반에 걸친 변화 과정을 설명하는 책이기에 거시적 관점에서 서술되어 있지만 나는 미시적 부분, 즉 개인적인 영역에서도 이 '가상의 실재'를 믿는 힘이 한 인간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아니 차라리 사실 이 '가상의 실재'가 오히려 한 사람의 삶을 결정 짓는 다는 표현이 옳겠다.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우리는 아직 오지도 않은 '내일', '미래'라는 '가상의 시간'을 믿는다.
운동 선수들이 토악질 나오는 훈련 일정을 소화하며 주린 배를 움켜쥐면서도 식단을 조절하고, 연구원들이 잠을 줄여가며 연구에 매진하고 또, 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몇 년 동안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 공부를 해나갈 수 있는건, 우리 모두가 당장 고되기만 한 현재가 아닌 미래라는 '가상의 시간'에 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우린 이러한 믿음을 '꿈'이라 부른다
종교를 단순히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믿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우리는 모두 '꿈'이라는 종교에 일생토록 부역하는 순교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