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회고록

개발 1년차 회고록: 트레이너에서 오프라인 결제 솔루션 개발자로

시니성 2025. 1. 5. 23:26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200번의 지원서 제출과 불안한 취준 생활을 뒤로하고, 어느덧 트레이너에서 개발자로 취업한 뒤 1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개발자로의 전직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고, 지난 1년은 그 도전의 결실을 조금씩, 조금씩, 맺어가는 시간이었다.

 

사실 입사 초기에는 많은 것이 두려웠다.

6개월의 부트캠프 과정이 실무에서는 너무나도 부족하게 느껴졌고, 3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개발자 생활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런 두려움이 오히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첫 한, 두달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회사의 레거시 코드를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들을 익히느라 종종 밤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있곤 했다.

트레이너 시절 운동을 가르치듯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정리하고 기록하며 학습했다.

 

2개월 차쯤 되었을 때, 처음으로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EPSON 프린터를 제어하는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는데, 이게 실제 프로덕션 환경에서 잘 동작하는 것을 보며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비록 작은 라이브러리였지만, 이는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첫 번째 라이브러리였다.

 

2024.12.15 - [작디 작은 나만의 라이브러리/EPSON 써멀 프린터 라이브러리] - [신입 개발자의 '0' 번째 라이브러리] Dialect와 Adapter 패턴의 활용 - EPSON 써멀 프린터 라이브러리 제작기(1)

 

[신입 개발자의 '0' 번째 라이브러리] Dialect와 Adapter 패턴의 활용 - EPSON 써멀 프린터 라이브러리

들어가며여태까지 제가 만들었던 세 가지 라이브러리 제작기를 다루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옛날이라 깜빡 잊고 있던 라이브러리가 있더라구요 ㅎㅎ;바로 입사 2개월 차였던 2023년 11월,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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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참여한 개발은 아래와 같다

  1. 테마파크 입장관리 솔루션('아트밸리 썰매장' 입점)
  2. 자사 테이블 오더
  3. 자사 키오스크 V3 (샌드위치 브랜드 '지미존스' 입점)

그러던 중, 9개월 차에 가장 큰 도전이 찾아왔다.

사수로 계시던 개발자분이 퇴사하면서, 중요 프로젝트의 아키텍쳐 설계와 개발 리딩을 맡게 된 것이다.

멀티플랫폼 POS 라는, 회사의 핵심 솔루션을 맡게 되어 부담이 컸지만, 동시에 이것이 큰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전까지 배웠던 것들을 총동원해 헥사고널 아키텍처를 적용했고, 덕분에 웹뷰에서 Windows와 Android 플랫폼 모두를 지원하는 설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외부 의존성이 많은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유지 보수가 용이한 아키텍쳐로 옮겼다는 점이 보람찼다.

이 과정에서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고, 코드 한 줄 한 줄에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보일러플레이트를 줄이고 멀티플랫폼 지원을 더 쉽게 하기 위한 두 개의 라이브러리도 더 만들었다.

이 라이브러리들은 사내의 다른 팀에서도 사용하게 되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개발 사항에 꽤 도움이 된 것 같아 특히 더 보람을 많이 느낀 라이브러리였다.

 

2024.12.16 - [아키텍쳐 설계 경험/헥사고날 아키텍쳐 설계 도전기] - [신입 개발자의 첫 번째 아키텍쳐 설계 도전기 - #1] 레거시 아키텍처의 문제점 분석

 

[신입 개발자의 첫 번째 아키텍쳐 설계 도전기 - #1] 레거시 아키텍처의 문제점 분석

1. 레거시 아키텍처의 구조와 문제점기존 POS 시스템은 common-core-windows의 3계층 구조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common은 영속성 계층을, core는 비즈니스 로직을, windows는 컨트롤러 역할을 담당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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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총 네 개의 사내 라이브러리를 만들었고, 세 개의 프로젝트에 처음부터 참여했으며, 하나의 중요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개발 리딩 중에 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1년 전의 나와 비교하면 제법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트레이너 시절 느꼈던 "내 지식이 회원님들의 트레이닝의 결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답답함이 전혀 없다.

내가 공부한 만큼, 고민한 만큼 코드의 품질이 좋아지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배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지만, 이제는 설렘이 앞선다.

 

1년 동안 여러 예외 상황을 접하고, 더 나은 코드에 대해 고민하며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개발이라는 분야가 나의 평생 직업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다.

트레이너에서 개발자로의 전환을 결심했던 그 순간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2년 차를 맞이하는 지금, 나는 더 큰 도전을 꿈꾸어 본다.

작년엔 개발 리딩과 설계를 해야하는 상황의 압력에 의해 아키텍처나 메타 프로그래밍과 같은 큰 그림을 먼저 러프하게 그렸다.

올해는 이 거친 밑그림에 CS,  JVM, OS 등의 물감으로 꼼꼼히 색깔을 채워나가고 싶다.

단순히 주어진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언제나 더 나은 아키텍처를 고민하고, 항상 Under the hood에 관심을 기울여 효율적인 코드를 만드는 '타이피스트 아닌 진짜 개발자'로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먼 미래에 '설령 나이가 많더라도', '설령 비전공자 이더라도' 좋은 개발자가 될 수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사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그런 사람이 꼭 되겠다. 나는!!!

 

+ 아쉬운 점: 2024년에 하나라도 꼭 내 앱을 만들고 싶었는데, 만들지 못한 게 아쉽다. 2025년에는 반드시 하나는 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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